"다들 잘 지내나??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하네~?"**
Q. 한일공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유학을 지원하게 된 동기가 무엇인가요?
A. 같은 고등학교 선배 중에 진학한 분이 계셨습니다. 그래서 학교 선생님들에 일공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를 받아 알게 되었니다. 그런 환경의 영향도 있고, 무엇보다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 크게 메리트로 느껴져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Q. 현재 하시는 일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A. 반도체 제품 중 D램 만드는 일을 하고 있고 그 중 설계 부분을 담당하고 있어요. 설계라고 하면 트랜지스터나 저항, 캡 같은 소자들을 가지고 어떤 원하는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각 소자들을 서로 어떻게 연결하고 어떻게 배치할지 디자인 하는 일입니다.
D램은 전통적으로 소품종 대량생산 제품이기 때문에 얼마나 작은 면적을 사용해서 비용 절감을 하는지가 중요합니다. 물론 특성은 놓쳐서는 안되구요. 최근에는 Intel/IBM같은 서버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한 솔루션 제품을 개발하는 일을 하고 있고, 저는 그 중 아날로그설계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Q. 아날로그 설계와 디지털 설계의 차이점이 무엇인가요?
A. 가장 큰 차이점은 0혹은 1이라는 로직에 포커싱하느냐 연속적인 전기특성에 포커싱하느냐인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다루는 기본 단위도 디지털은 RTL code혹은 로직 게이트이고 아날로그는 트랜지스터, 저항, 캐퍼시터 등의 전기소자이구요. 하나의 chip을 만드는데 쓰는 툴도 전혀 다르고, 쓰는 용어도 다르고, 심지어 제품 개발 모델/일정도 다릅니다. 개인적으로는 디지털 설계에 비해 아날로그설계가 별로 빛을 못 보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Q. 현재 다니는 회사/학교 등을 선택하게 된 동기가 무엇인가요?
A. 가장 중요한 계기는 학부 4학년 2학기 때부터 박사 때까지 하이닉스 산학 장학생을 했기 때문이죠. 사실 1학년 때는 컴퓨터 공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해 보니까 저한테는 잘 안 맞는 것 같더라구요(웃음). 그래서 전기 전자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과목에 비해 미적분이 좋았고, 미적분에서 회로설계를 하는 쪽으로 넘어 갔는데 이 때 별로 어렵게 느껴지지 않아서 그런 부분이 마음에 들었거든요.
사실 진로는 거의 4학년 때 정해졌다고 할 수 있겠네요. 4학년 때 선택한 과 쪽이 D램과 연결되어 있고 아날로그 설계에 흥미가 많아서 선택하게 됐거든요. 또, 4학년 때 교수님이 토시바에서 반도체 관련 일을 하시다 오신 분이라서 사회에 대한 이런 저런 말씀을 많이 해 주셨는데 그 영향으로 꼭 연구원이 되어야 겠다기 보다는 회사에 들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Q. 일본 유학생활 중에 좋았던 일(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A. 1학년 여름 방학 때 일공 동기들끼리 5명이서 오키나와 여행갔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국토 대장정같은 여행을 컨셉으로 해서 텐트를 들고 오키나와에서 한 달 동안 살기에 도전해 보자!는 마음으로 동기들과 함께 여행을 갔었어요. 그래서 출발할 때부터 비행기가 아니라 39시간 동안 배를 타고 갔었죠. 크루저 여행을 겸해서 출발까지는 즐거웠던 것 같네요(웃음). 딱 거기까지. 기억에 남는 이유가 태풍이 많이 와서 텐트가 날아갈 뻔 한 일이나 태풍이 안 올 때는 더워서 텐트안에서 자기도 힘들었던 것 같이 험난한 여행이었습니다. 결국은 렌트카를 안 빌리려 했지만 빌리고, 숙박도 민박에서 결국 해결했네요. 돌아 올 때도 태풍때문에 힘들게 겨우 돌아오고(웃음) 아날로그 감성을 내 보겠다고 일부러 커다란 CD 플레이어를 짊어지고, 보아의 아틀란티스 소녀를 제일 많이 들었었네요. 돈도 생각보다 많이 쓰고 이리저리 고생도 많이 했지만 처음 친구들끼리 새로운 곳에서 청년의 로맨스를 즐겼다는 느낌이 있어서 기억에 남아요. 그 때가 아니면 해 볼 수 없는 일이잖아요?
Q. 일본 유학생활 중에 어려웠던 점(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A. 첫 번째로는 학부 2학년 때. 두 번째로는 박사과정 중이었네요. 지금와서 이유를 생각해보면 학부 1학년 때는 같이 어울려서 놀기도 편하고 좋았지만 2학년 때부터는 전공과목을 시작하며 서로 바빠져서 동기들과 만나기 힘들어지니까 외로움을 느꼈던 것 같네요.